2025년 3월 27일 목요일


[영화] 스크리닝/권희수 특별전 <무한한 경계>


시간표



상영작


배경복사반사/2025/Color/Stereo/60min/4K
출연 : 김채은, 오택조, 이수진, 정고운
배경으로 물러나 있던 존재들이 보이지 않는 관계망 속에서 솟아난다. 흰 벽, 전시장을 지키는 사람들, 스크린들.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배경이 움직인다.
(2019년 라이브 초연, 2025년 스크리닝 개편)

에스레베르/2023/Color/Stereo/17min/4K
회전하는 운동성 안에서 이미지는 몸을 상실하고 시점은 반복적인 기억을 통해 보는 이에게 되돌아 온다.


기획의 말


특별전 <무한한 경계>는 영화감독이자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권희수의 작업 중 영화의 계열에 맞닿은 8편을 묶어 선보인다.

지난 유시형 특별전 <빛, 움직임, 노스탤지어>를 즐긴 분들이라면 <무한한 경계>가 저 프로그램과 모종의 연속성을 갖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유시형과 권희수 모두에게 빛과 움직임은 몹시 중요한 주제이며 또 독특하게 활용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 (인간이 주인공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바로 그 빛과 움직임에 있어 노스탤지어의 유무이다. 즉 유시형의 영화가 흔들리는 빛의 향수 어린 연무를 보여준다면, 권희수의 영화는 끝없이 변모하는 빛들의 공격적인 난투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난투는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는다. 영화(의 매체)는 재현의 수단이 아니라 재현의 대상이 되며, 빛은 무언가를 보여주는 대신 스스로 무언가가 되고, 이미지는 변화에 변화를 거듭한다. 이는 관능적으로도 느껴지고 공포스럽게도 느껴지는데, 그 속에서 권희수는 이미지의 가장 근원적인 잠재태를 보고 또 듣고자 한다. 무한한 감각, 무한한 접속, 무한한 이야기를 함축하는 이미지. 거꾸로 말하자면, 권희수의 영화를 보고 또 듣는 것은 그러한 이미지에 감각을 과감히 개방하는 일인 것이다. (글: 윤아랑)


장소: 키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