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6일 수요일


[강의/영화] 영화 확장의 '극작술' 혹은 디스포지티프의 시학


02. 뒤샹의 메타비평, 그의 광학실험과 광학장치들


일시: 2025.3.19(수) ~ 5.7(수)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 9시 30분


강의│김보경


강의 소개


“[연극과 달리] 영화는 신체를 모방하는 춤추는 파장과 입자들만을 보여줄 뿐이다. … 그러나 만약 영화가 우리에게 신체의 현전을 주지 않는다면, 그리고 줄 수 없다면, 그것은 어쩌면 영화는 다른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영화는 ‘실험적인 밤’ 혹은 흰 공간을 우리 위에 펼치고, ‘춤추는 입자들’ 및 ‘빛나는 먼지들’과 함께 작용하며, 근본적인 혼란으로써 가시적인 것을 건드리고 또 모든 자연적 지각에 반하는 일시 정지로 세계를 건드린다. 이렇게 영화가 생산해낸 것은 사유 속에 깃들인 비사유처럼 우리가 우리 머리 뒤쪽에 갖고 있는 ‘알 수 없는 신체’의 발생, 여전히 시선에서 빗겨난 시각적인 것의 탄생이다.” - 질 들뢰즈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는 기존 질서의 규범과 위계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 평등한 세계의 가능성을 여는 ‘예술의 정치’를 주장했다. 예술에 대한 그의 미학적 논의는 문학, 현대미술, 동시대 예술은 물론 ‘하나의 세계로서의 영화’에 대한 그의 접근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그런데 6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등장한 확장영화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영화를 수용해 온 영화의 건축술을 이질적이고, 수행적이며, 비결정적인 영화적 경험의 장소로 변형시키고, 영화의 매체적, 존재론적 속성의 경계와 영화를 상영, 관람하는 시공간적 경계를 와해시킨다는 점에서 랑시에르의 ‘예술적 장치’ 또는 ‘극작술(dramaturgie)’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본 강의에서는 특히 가시적인 것의 기준과 보는 방식을 재정의하고, 재현의 좌표를 변화시킨 확장영화의 미학과 그 예술적 전략을 살펴본다. 강의 전반부에서는 확장영화의 선구적 실천 중 마르셀 뒤샹의 광학장치와 50년대 문자주의 영화의 미학적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랑시에르가 말하는 예술적 ‘불일치(dissensus)’로서의 확장영화의 미학적, 개념적 토대에 대해 이해하며, 후반부에서는 60년대 이후 더욱 광범위하게 전개된 확장영화의 실천들을 통해 그들의 ‘극작술’을 살펴본다. 그리하여 오늘날 인터미디어 예술 및 포스트-시네마틱 예술에서 이러한 실천들이 갖는 미학적 함의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



장소: 종로구 평창문화로 6-1, 1층 스페이스셀